日 야4당 내각불신임안 20일 제출

  • 입력 2000년 11월 17일 09시 55분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전 간사장이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야기된 일본 자민당의 내홍은 내각불신임이 처리되는 중의원 본회의에서 주류와 비주류간의 격돌을 피할 수 없는 가운데 자칫 분당위기로 치닫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마저 낳게하고 있다.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간사장 등 자민당 집행부는 16일 야당이 제출하는 내각불신임안을 부결하고 가토씨 등이 불신임안에 동조할 경우 제명처분 등 엄격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자민당 집행부는 가토씨가 민주당 등 야당과의 제휴를 모색, 불신임안 가결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대화로써 사태수습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가토, 야마사키(山崎)파 의원들을 상대로 분열공작에 나섰다.

한편 민주당 등 야4당은 20일께 불신임안을 제출키로 하고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

노나카 간사장은 16일밤 가토파 간부들과 회합을 갖고 불신임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에게는 제명처분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정조회장과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참의원간사장등 주류파간부들은 이날 국회내에서 회의를 갖고 불신임안이 처리되는 본회의에 결석할 경우에도 '반당(反黨) 행위'로 간주, 제명처분키로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모리, 하시모토(橋本), 에토·가메이(江藤·龜井)등 주류파와 구 고모토(河本)파 및 고노(河野)그룹은 이날밤 도쿄(東京)시내 호텔에서 대표자 회의를 갖고 내각불신임안 부결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확인하는가 하면, 노나카 간사장은 공명당 대표 및 보수당 당수와도 접촉, 불신임안 부결에 협력한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이에 대해 비주류의 가토, 야마사키파도 이날 총회를 열고 가토씨의 행동을 지지해 일치 단결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 내각불신임안을 둘러싸고 중의원본회의에서 주류와 비주류간 격돌은 불가피한 정세이다.

내각 불신임안 결의안은 여당 3당 이외에 야당이 모두 찬성표를 던지고 가토파(45명)와 야마사키파(19명) 의원 64명 가운데 30명 이상이 찬성할 경우 가결된다.

이와 관련해 비주류파는 "찬성 의원이 30명 안팎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장담하면서 본회의에 결석하는 의원까지 합할 경우 불신임안이 가결될 전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에 참석중인 모리총리는 스스로의 퇴진에 대해 "지지율이 저하됐다고 하지만 정책적인 실패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주어진 임기 동안 전력을 다하는 것이 총리의 책임"이라며 계속 집권할 의사임을 밝히고 내각불신임안에 대해서는 '정면돌파'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연합뉴스 문영식특파원]yungshik@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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