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대통령이 꼭 필요할까" 대선풍자 농담 쏟아져

  • 입력 2000년 11월 15일 01시 01분


대통령 당선 보도 번복, 일부 지역 재검표, 수작업 재검표를 둘러싼 민주 공화 양당의 법정공방 등으로 미국 대통령 선출 과정이 유례없는 혼란에 빠지자 대선을 소재로 한 풍자와 농담이 만발하고 있다.

NBC TV의 인기 풍자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는 민주당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가 백악관에 나란히 입성해 상대에게 으르렁거린다는 내용의 희극을 방송했다. 이 희극에서 괴팍한 성격의 고어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책 서류를 꼼꼼히 훑어보는 동안 성실하지 못한 부시는 옆에서 바닥에 담뱃재를 떨어뜨리며 법안 뭉치들을 뭉갰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등장, “대통령이 정말 필요할까. 대통령 없이 4년간 한번 해보자”라고 비꼬는 대사를 내뱉었다.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도 두 후보 모두 똑같다는 의미에서 디지털 기술을 이용, 부시 후보의 얼굴에 고어 후보의 몸통을 한 가상의 인물을 백악관 앞에 등장시키고 ‘승자는…’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데이비드 레터맨쇼’의 진행자 레터맨은 인기 코너인 ‘톱 10 리스트’에서 대통령이 없는 미국이 어떻게 굴러갈까에 대한 대답으로 “나라 전체가 플로리다주의 경우처럼 비효율적으로 굴러갈 것”이라고 말했다.대선 혼란상을 비꼬는 풍자와 농담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활발하다. ‘플로리다주 공식 투표용지’라는 제목의 사이트는 부시 후보의 이름이 적힌 부분에는 줄이 곧게 그어져 있지만 고어 후보와 다른 후보의 이름이 적힌 부분에는 선이 혼란스럽고 구불구불하게 그어져 있어 투표 용지에 문제가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워싱턴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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