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주간지 4개유형 소개]노벨상 수상이후 '바뀐인생' 명암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9시 02분


많은 노벨상 수상자가 상을 탄 뒤 성격이 바뀌는 등 상당한 변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주간신문 디 차이트는 노벨상이 수상자의 삶을 크게 바꿔 놓는다며 변화 유형을 4가지로 분류해 소개했다.

▽유명세를 치른다〓에르빈 네어 박사(91년 물리학상)는 “하루아침에 유명해지자 전혀 모르는 분야까지 질문이 쇄도해 답변을 해야했다”고 고백했다. 베르너 아르버 박사(78년 의학상)는 “사람들은 내가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분야가 아니라 해도 막무가내로 듣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클라우스 폰 클리칭(85년 물리학상)은 “노벨상을 받을 줄 미리 알았더라면 절대 공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나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리처드 로버츠 박사(93년 의학상)는 “그동안 말로만 듣던 연예인과 정치가들을 만나 기쁘다”고 말했다.

▽성격이 나빠진다〓캐리 멀리스(93년 화학상)는 다른 학자가 자기 학설을 비판하자 “노벨상을 받고 나서 반박하라”고 말해 노벨상 수상이 인간을 얼마나 아집과 독선에 빠지게 하는가를 증명했다. 특히 공동 연구로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사람들의 경우 십중팔구는 사이가 틀어진다.

▽연구할 시간이 없다〓수상자들은 노벨상 수상 이후 각종 행사에 불려 다니면서 연구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다. 한 수상자는 “상을 늦게 받았더라면 더 많은 연구업적을 남겼을 것“이라고 아쉬워했고 47세에 노벨상을 받은 네어 박사는 “노벨상을 받으면 더 이상 보여줄 것도 더 받을 상도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일하기가 쉬워진다〓귄터 블로벨(99년 의학상)은 10억원의 노벨상 상금을 드레스덴의 문화유적인 ‘프라우엔 교회’의 재건사업에 흔쾌히 기부했다. 그 후 사회단체나 언론사가 주최하는 자선행사에 그가 얼굴을 내밀면 기부금이 쏟아진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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