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위백서 내용]국제정세 긴장완화 인식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8시 36분


중국의 2000년 국방백서는 전문과 안보정세 국방정책 등 7개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총 2만5000자에 달하는 이번 국방백서를 통해 중국은 21세기 중국국방정책의 기조와 목표를 분명히 했다. 백서에 나타난 중국의 현 국제정세에 대한 인식은 97년 중국 공산당 제15차 당 대회에서 발표된 장쩌민(江澤民)주석의 보고와 맥을 같이한다. 중국은 이번 국방백서에서 “향후 상당한 기간 새로운 세계대전은 없을 것”이라는 인식 하에 “평화와 발전이 현 세계정세의 두 큰 흐름”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국은 또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한 ‘1초 다강’의 역학구도를 인정하면서 “다극화와 경제의 글로벌화가 한층 발전해 국제안보정세가 긴장완화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

이같은 정세인식 아래 국방비의 과다지출을 자제하고 방어적인 국방정책을 고수함으로써 경제개발을 위해 자원을 돌리겠다는 게 중국의 21세기 전략인 셈이다.

중국은 이번 백서에서 군비대결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중국은 어느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며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또 중국이 자체 보유한 핵무기와 관련해서도 ‘완전히 자위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핵을 먼저 사용하지 않고 핵개발 경쟁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외국에 핵무기를 배치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중국의 올해 국방비는 1212억위안으로 중국 전체예산의 8.20∼8.66%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그러나 이같은 국방예산이 대부분 인건비와 활동비에 투입되며 장비구입 등에 충당하는 부분은 전체 국방예산의 3분의 1도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만문제에 대해서만은 중국은 조금의 양보도 보이지 않았다.

백서는 ‘국방정책’에서 “대만독립은 새로운 전쟁도발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못박고 “중국군은 이같은 분열책동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서는 또 미 의회에서 대만안전강화법이 통과되는 등 대만해협 정세가 불안해지고 있다고 밝히고 대만이 전역미사일방어체제(TMD)에 참가할 경우 중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재천명했다. 이번 백서와 관련해 베이징의 한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미국과 대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점에서는 전향적이지만 양안관계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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