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평화상 수상/NYT 사설]北 미사일등 아직 숙제남아

  • 입력 2000년 10월 15일 18시 57분


최근 수주간 지구촌의 두 화약고인 중동과 발칸반도가 각기 다른 이유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주에는 노벨 평화상 발표를 계기로 또 하나의 위험지역에서 고무적인 징후가 찾아왔다. 한국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올해 76세로 1997년 대통령에 당선된 김대통령은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까지 수십년간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해 투쟁해 왔다. 한국 민주주의의 영웅인 김대통령이 당선 이후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김대통령의 수상 소식은 미국과 북한이 양국 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시키기로 합의한 다음날 나왔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조만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장관의 방북에 이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대통령은 11월 역사적인 베트남 방문에 이어 북한을 방문함으로써 임기 말을 화려하게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노벨위원회는 김대통령이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 가능성을 진전시키기까지 북한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기여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클린턴 대통령도 북한의 끊임없는 핵무기 개발 시도에 기민하게 대처함으로써 기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내 여론이 김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항상 전폭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는 확실한 성과가 있었다. 남북한은 6월에 분단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고 끊어진 철로를 연결하기로 합의했다. 50년간 헤어졌던 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뤄졌고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서는 남북한 선수가 공동 입장했다.

이 같은 해빙무드는 최근까지도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에 대한 우려를 조성해 왔던 북한의 극적인 태도변화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계획을 포함해 심각한 문제들이 아직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의 해빙무드가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려는 김정일 위원장의 기회주의적 책략인지 아니면 과거를 극복하려는 근본적인 시도인지를 확실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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