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수상소식 듣고…]李여사 손잡고 상념잠겨

  • 입력 2000년 10월 13일 23시 4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3일 오후 관저에서 TV를 보다가 노벨평화상 수상 보도가 나오자 옆에 있던 이희호(李姬鎬)여사의 손을 꼭 잡고 잠시 상념에 잠겼다.

옆에서 이를 지켜본 박준영(朴晙瑩)공보수석비서관은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화해를 위해 일관되게 살아온 지난 인생을 잠시 회고하는 표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로부터 축하전화를 받고 “감사합니다”라고 답례했다.

김대통령은 전화를 받은 뒤 박수석에게 수상 소감을 간단히 구술하고 거실로 나와 기다리고 있던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 안주섭(安周燮)경호실장 및 수석비서관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았다.

한실장은 비서실에서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김대통령에게 전했다. 김대통령은 한동안 이들과 환담했는데 최규학(崔圭鶴)대통령복지노동수석비서관에게 “의―정대화가 어떻게 돼가느냐”고 물었고 이기호(李起浩)경제수석비서관에게는 “주가가 많이 내려갔다가 좀 올라갔다는데 어떠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여사와 함께 저녁식사를 마친 김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밤 9시경 노르웨이 국영TV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김대통령은 회견에서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앞으로도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밤늦도록 각국 축하전화 받아▼

김대통령은 이날 밤늦게까지 각국 정상들로부터 걸려온 축하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노벨상 수상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는 야당과 주변의 지적에도 적잖게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경제를 비롯한 내치(內治)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분위기가 쉽게 식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였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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