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파 샤론 누구인가]73년 중동전때 국민영웅 부상

  • 입력 2000년 10월 13일 19시 19분


전쟁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유혈분쟁은 지난달 28일 이스라엘의 극우 리쿠드당 아리엘 샤론 당수(72)가 이슬람 성지인 알 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평소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등 3개 종교의 성지가 몰려있는 동예루살렘의 템플마운트에 있는 알 아크사 사원의 출입을 자제해 왔다. 팔레스타인인들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배려에서였다.

팔레스타인인들이 특히 샤론 당수의 알 아크사 사원 방문을 이슬람에 대한 심각한 도발행위로 받아들인 데는 이유가 있다.

샤론 당수는 73년 중동전 당시 기갑사단장으로 시나이 반도를 휩쓸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뒤 정계에 진출한 대표적인 극우 시오니스트. 83년 국방장관 재직시에는 레바논 난민 수용소에서 이스라엘 민병대가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인을 학살한 사건을 방조해 ‘베이루트의 도살자’라는 악명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다.

샤론 당수가 팔레스타인의 이 같은 정서를 잘 알면서도 이슬람 성지를 방문한 것은 에후드 바라크 총리가 예루살렘에 대한 주권을 팔레스타인 측과 공유할 것을 제의한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였다.

한편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12일 비상 거국내각 구성을 제의하면서 샤론 당수에게 참여를 요구해 팔레스타인인의 반 이스라엘 감정을 다시 자극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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