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서울시내 요지의 빌딩들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의 한효빌딩을 매입키로 하고 건물주인 한효개발(한일합섬 계열)과 가격 및 대금 지급 방법 등과 관련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하 5층, 지상 18층, 연면적 8300평 규모인 이 건물의 매각대금은 650억원선으로 이 달 중 최종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GIC가 서울에서 소유하게 될 건물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라 시그마타워 일부’(매입시기 99년 말) △서울 중구 무교동 ‘서울파이낸스센터’(올 6월 말) △서울 중구 회현동 ‘아시아나빌딩’(올 7월초) 등을 포함해 모두 4개가 된다.
투자금은 서울파이낸스빌딩 3550억원을 포함해 모두 5030억원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 투입된 외국자본 가운데 최대 규모. 이로써 98년 개방된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GIC가 가장 큰 손으로 부상했다.
GIC는 싱가포르 정부가 외환 보유액의 적정 관리를 위해 81년 설립한 투자 전문회사. 총 운영금액이 우리나라 1년 예산보다 많은 1000억달러(110조원) 규모에 이른다. 투자지역은 한국을 비롯한 30여개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GIC가 국내 부동산에 잇따라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보다 내부 상황이 안정된 데다 부동산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