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장인 정신' 흔들…제품관리 소홀 항의 잇따라

  • 입력 2000년 8월 18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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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자랑해온 '장인(匠人) 정신'이 흔들리고 있다.

명예를 걸고 물건을 만들어 경제대국 일본을 일궈낸 제조업체가 최근 제품관리를 소홀히 해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가와사키(川崎)제빵은 17일 지바(千葉)공장에서 생산한 식빵 안에서 벌이나 보푸라기 따위 이물질이 나왔다는 소비자 신고가 잇따르고 밝혔다. 가와사키제빵은 제조 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보고 제품 2000개를 회수했다.

같은 날 일본켈로그의 제품에서도 썩은 기름냄새 같은 악취가 난다는 소비자 신고가 쇄도해 제품 44만5000상자를 회수했다. 일본켈로그는 악취의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제조와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패스트푸드업체인 일본켄터키프라이드치킨이 판매하는 푸딩에서도 플라스틱 조각이 나와 원인을 조사중이다.

이에 앞서 6월 발생한 유키지루시(雪印)유업 식중독사건 역시 일본 제조업체의 장인정신이 붕괴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유키지루시는 공장의 생산라인 밸브를 일주일에 한번 분해한 다음 청소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3주일간 청소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밸브가 세균에 감염됐고 결국 수만명의 식중독환자가 발생했다.이 사건 직후 모리나가유업 제품에서도 악취가 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최근에는 미쓰비시자동차가 90년대 초부터 제품에 결함이 있다는 소비자의 신고 사실을 운수성에 보고하지 않은 채 은폐해온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언론기관은 약 53만대분에 대해 리콜을 실시해야했으나 이를 은폐해왔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 항간에는 "예전의 장인정신이 사라진 탓"이라고 평하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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