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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7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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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중동지역에서 며칠째 45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100여명이 죽고 수백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5, 6일 이틀 동안 40도 이상의 폭염으로 4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병원으로 긴급 수송됐다. 또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농작물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40∼70% 감소하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루마니아와 터키에서는 6일 낮 최고 기온이 각각 80년과 60년 만에 최고치인 43도와 45도를 기록하면서 밭에서 일하던 농부와 더위를 피해 강에서 수영하던 군인 등 13명이 숨지고 닭 5200마리가 집단 폐사됐다.
불가리아에서도 112년 만에 찾아온 더위로 8명이 숨졌다. 특히 발칸지역에서는 계속되는 불볕더위로 일사병 환자들이 매일 수백명씩 늘고 있다.
이번주 들어 50도 이상의 살인적인 더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란 남부 항구도시 아바단에서는 5일 주지사 관저 앞에서 식수를 공급해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주민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전력 소비량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해 정전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불볕더위로 공기중 이산화질소 오염농도가 안전선을 훨씬 넘어섰다고 환경당국이 밝혔다.
중국에서도 북부지역에 5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가뭄과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더위로 고통을 받고 있는 반면 양쯔(揚子)강 이남지역에서는 홍수가 발생해 8만5000㏊의 농경지가 침수되고 수백만명이 수재를 당했다. 기상학자들은 “이상 고기압대가 라니냐 현상과 결합되면서 살인적인 더위는 다음주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