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지도자 구스마오 濠출신 연인과 결혼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08분


동티모르저항민족평의회 의장 호세 알렉산더 사나나 구스마오(54)가 2일 호주 출신의 오랜 연인 커스티 스워드와 결혼식을 올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결혼식은 동티모르 수도 딜리로부터 15㎞ 남쪽에 있는 다레의 한 신학교에서 가족과 친지 2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다고 한 측근이 말했다.

구스마오의장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연금생활을 마친 뒤 28년간 결혼생활을 해왔던 부인 에밀리아 뱁티스타와 이혼했다. 멜버른 출신의 스워드는 호주 해외봉사단의 지역 조정관으로 일하던 90년대 초반 구스마오 의장을 만났다.

무장투쟁파였던 구스마오 의장은 특유의 카리스마에 정연한 논리를 갖춘 인물로 동티모르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는 유엔이 주관하는 과도 통치기간이 끝난 뒤 신생국 동티모르의 초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 동티모르는 400여년간의 포르투갈 식민시대를 청산하고 1975년 독립국가를 선포했으나 인도네시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곧 무력점령, 연방에 강제 편입시켰으며 이후 지난해 다국적군이 파견될 때까지 수십만명이 학살되는 참혹한 시련을 겪었다. 현재 한국 등에서 파견한 유엔평화유지군이 치안을 맡고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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