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생명공학 개발 실태]"IT혁명 뒤엔 BT혁명"

  • 입력 2000년 6월 27일 19시 22분


《26일 전해진 유전자 지도 초안의 완성 소식은 질병과의 오랜 싸움에서 인류가 올린 위대한 ‘전과’였다. 의학 선진국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게놈 프로젝트’를 공동추진해왔을 뿐만 아니라 민간분야 생명공학기술(BT)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의학 선진국의 BT 개발 실태를 알아본다.》

▼미국▼

보건부 산하 국립보건원(NIH)과 에너지부 농무부 국립과학재단 등이 연구의 중심이다.

NIH는 세계최대 규모의 생명의학 연구 시설로 산하에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를 비롯한 24개 연구소가 있다. 올해 예산은 180억달러로 이는 미국 정부의 과학기술분야 예산 의 22%. 연구원은 개인 특허를 출원할 수 있다.

민간 분야에선 독자적으로 게놈 지도 초안을 완성한 셀레라 제노믹스사 외에 제약회사와 대학 등이 생명공학 연구의 중심. 제약회사간 전략적 제휴도 활발하다. 지난해 글락소웰컴 화이자 바이엘 등 11개 회사가 인간의 유전자 차이를 규명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 2년간 4800만 달러를 들려 공동연구키로 한 것은 대표적 사례.

생명공학기술을 응용해 개발중인 치료제는 지난해 81개 약품에서 올해 369개로 늘었다. 65개는 시판 중이다. 세계 생명공학 시장의 규모는 98년 1800억원에서 2010년에는 7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미국 몫이다.

▼일본▼

통산성 과학기술청 등 10개 정부 부처의 올해 게놈관련 예산은 작년보다 123% 늘어난 640억엔(약 6000억원). 중점과제는 △치매 암 당뇨 고혈압 등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 정보 해독 △유전자정보를 이용한 신약과 진단치료법 개발 △세포기능의 해명과 이용에 대한 연구다. 2010년까지 생명공학관련 시장 규모를 현재 1조엔에서 25조엔으로 키우고 관련 벤처기업을 1000개 설립한다는 계획.

정부는 특히 산업계 학계와 공동으로 게놈정보의 응용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 1996년 민간기업과 공동출자로 ‘헤릭스연구소’를 설립했으며 도쿄대 게이오대 도카이대 등 대학을 핵심연구소로 지정했다. 통산성은 공업기술원 산하의 15개연구소를 재편, 내년중 도쿄(東京)에 ‘생물정보해석센터’를 설치키로 했다.

또 민간에서는 40개 제약회사가 이달중 공동연구조직을 결성, 일본 특유의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하기로 했다. 오사카(大阪)대학과 사가미(相模)중앙화학연구소 등은 셀레라사 등에 대항해 자체 특허출원을 서두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게놈 벨리’란 이름의 특별보고서를 통해 정보기술(IT) 혁명 다음에는 생명공학(BT) 혁명이라는 전망하에 생명공학 진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민간부문에서는 케임브리지대학의 생거센터에 있는 영국 과학자들이 게놈의 3분의1에 대한 지도작성 작업을 맡았다.

영국 내에는 현재 270개 생명공학 전문기업이 있으며 고용 인원만 1만4000명에 이른다. 미국에게는 크게 뒤지지만 유럽에서는 단연 선두다. 바이오컴패터블스, 스카이파마, 브리티시 바이오테크, 카이로사이언스, 셀테크, 옥스퍼드분자, 케임브리지항체 등 세계적인 수준의 생물학 및 임상 연구그룹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유전자지도 등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생명정보학 분야의 전문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프랑스▼

1996년 설립된 국립유전자연구소(CNS)가 현재 프랑스 게놈 연구의 축. 이 연구소의 핵심 연구는 인간의 14번째 염색체의 유전자를 규명하는 일이며 정부는 이 연구소에 연간 8000만프랑(약 128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있다.

파스퇴르연구소도 올해 예산만 약 10억프랑(약 1600억원)을 들여 51개의 게놈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이중 23개는 산업체와 협력하에 추진중이다.

파리 남쪽 에브리에는 프랑스 국립염기서열분석센터(NSC), 프랑스 유전병퇴치협회(AFM)가 설립한 유전병 전문 연구기관 ‘제네통’, 질병유전자를 규명하는 국립제노타이핑센터(NGC), 컴퓨터 과학을 통해 게놈과 분자생물학을 연구하는 인포바이오젠 등 관련 기관이 밀집해 있다.

<워싱턴·도쿄·파리〓한기흥·이영이·김세원특파원외신종합연합>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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