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선 D-4]자민당 선전…모리총리 유임 가능성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34분


25일 실시되는 일본의 중의원 총선을 나흘 앞둔 가운데 표밭에서 ‘조용한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2일 중의원이 해산될 때만 해도 ‘신의 국가’ 발언 등으로 모리 요시로(森喜朗)내각의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이어서 집권 자민당의 고전이 예상됐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일본 신문들이 20일 일제히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자민당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당의 선전〓아사히신문이 17, 18일 전국 유권자 17만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자민당 단독으로 전체 의석 480석의 과반수인 257석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257석은 21개의 상임위원장을 자민당이 전부 차지하고 법안의결도 가능한 안정의석 254석을 넘는 수다. 요미우리와 마이니치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이는 모리 총리는 싫지만 자민당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유권자의 의사가 반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조직표가 단단하기로 소문난 연립파트너 공명당의 지지자 중 80% 이상이 공명당 후보가 없는 지역구에서는 자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한 것도 자민당의 상승세를 가져온 요인 중 하나.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전총리의 잇단 타계도 동정표를 모으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공명당의 의석은 42석에서 30석 안팎으로, 또 다른 연립파트너인 보수당은 18석에서 10석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이 들어맞으면 연립정권 내에서의 자민당의 주도권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리 총리가 계속해서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야당의 부진〓제1야당인 민주당의 의석은 현재 95석. 예상 의석은 112석 정도로 나왔다. 늘어나는 것은 틀림없으나 정권교체는 꿈도 꿀 수 없는 의석이다. 유권자가 민주당의 수권능력에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민주당대표는 당수토론 등에서 “정권을 잡으려고 공산당 등과 제휴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 단독으로 정권을 잡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26석을 가진 공산당과 18석의 자유당, 14석의 사민당은 제자리걸음이 예상된다.

▽마지막 변수〓96년 선거의 투표율은 역대 최저인 59.7%였다. 이번에는 투표율이 약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율이 올라가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 아직 40∼50%의 유권자가 지지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무당파’로 남아 있다.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도 큰 변수다. 그렇지만 결국은 이번 선거도 자민당이 승리하되 얼마나 많은 의석을 확보하느냐가 관심의 초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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