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펜타곤 '비전2020' 공개]"美軍 첨단기술-조직 무장"

  • 입력 2000년 5월 31일 19시 38분


미국 국방부는 30일 2020년에도 미군이 모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조인트 비전 2020’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2020년이 돼도 미국의 국익과 우방들에 대한 위협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요구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미군은 기동력 병참 방어능력 등 모든 면에서 적보다 총체적인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신기술개발과 장비의 현대화 및 교체, 조직 지휘체계 교육 훈련의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국기관 공조 준비해야"▼

보고서는 특히 “미군은 전세계 어느 곳에서든 광범위한 군사행동에서 승리하고 다국적군과 작전을 펼치며 미국 및 외국의 기관과 공조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상업위성 디지털통신 인터넷보급 등으로 인해 미국의 적국들도 미국과 같은 군사기술을 용이하게 획득할 수 있게 된 점을 들어 “2020년에 적들이 산업시대의 무기들로 우리와 싸울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국제 사회에서의 미국의 이익과 의무를 고려할 때 미국은 해외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전세계에 신속히 미군을 투입할 준비를 갖춰야만 한다”고 주장했으나 주한미군이 남북한의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에 주둔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또 미국이 직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위협에 장차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와 미국이 개발 또는 구입할 무기와 통신 시스템 등도 예시하지 않았다.

▼통일한국 주둔 언급안해▼

이에 앞서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26일 미리 입수한 보고서와 국방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미국이 아시아 중심의 군사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에는 그같은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포스트는 아시아가 장차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평가됨에 따라미국이 지난 반세기 동안 유럽을 가장 중시해왔던 군사전략을 수정해 아시아를 최우선적 전략 요충지로 설정해나가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포스트는 또 미 국방부가 한반도의 평화정착 가능성을 고려, 주한미군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과거와 같은 우월한 지위를 누리는 것을 포기하고 한국 정부와 협조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었다.

국방부가 이번에 공개한 보고서는 1996년에 2010년의 군사상황에 대비해 작성했던 ‘조인트 비전 2010’을 보완, 발전시킨 것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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