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도 전자상거래 2년새 9배 증가

  • 입력 2000년 5월 25일 19시 28분


이슬람의 문화와 전통이 강한 아랍권에 인터넷 벤처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중동 국가 가운데 정보기술(IT) 개발이나 보급이 가장 앞선 나라는 이스라엘이었으나 이제는 다른 아랍국가에도 IT 분야 기술과 산업이 빠른 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전자상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벤처기업을 키우기 위해 정책적인 뒷받침도 기민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 사이에 벤처창업 움직임도 일고 있다.

아랍인터넷월드연구소 웹사이트에 따르면 아랍권 내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1997년 1000만달러에서 1999년 9000만달러로 2년새 9배가 됐다.

올 봄 레바논 베이루트에는 ‘넷테이크오프’란 아랍권내 첫 인터넷 벤처기업이 등장했다. 벤처창업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이 기업을 세운 위쌈 솔은 최근 미국의 한 인터넷전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전문가들은 현재 200만명에 불과한 아랍권 인터넷사용자가 3년 내에 12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랍권에 인터넷이 도입된 지 1년 반밖에 안되고 이슬람 색채가 강한 풍토 때문에 외부 문화의 침투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사용자 증가추세는 대단히 빠른 것이다.아랍 각국은 벤처산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한층 기울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700만달러를 들여 벤처기업 활동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춘 ‘두바이 인터넷시티’를 건설중이다. 레바논은 기술단지인 ‘테크노파크’를 세우고 있다. 이집트 역시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본뜬 ‘스마트 빌리지’를 건설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 사업을 벌이려는 민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넷테이크오프는 아랍어 책만 취급하는 서점, 아랍판 아마존닷컴을 세우려는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간 중고 장비와 제품 거래를 중개하는 온라인 경매사이트, 아랍권 기업의 주식을 매매하는 금융포털사이트도 추진되고 있다.

위쌈 솔은 “가정 대학 기업 등에 컴퓨터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고 손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이버카페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아랍권에 벤처바람이 휘몰아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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