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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9일 2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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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미국 루슨트가 96년 AT&T로부터 분리, 독립하면서 제정한 '세계 봉사의 날'.
'기업은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해야한다'는 루슨트의 경영관이 잘 드러난다.▼
사회 봉사 활동은 다국적 기업의 현지화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 가운데 하나. 주한 외국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회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이 기부나 지원을 줄이는 와중에도 외국기업들은 지원 규모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늘려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주한 외국기업들이 봉사활동에 주력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폐쇄적이라는 판단 때문.
당장의 이익만 바라보는 마케팅 전략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외국기업 사이에 널리 퍼져있다.
▽다양한 봉사활동 사례들〓대표적인 외국기업 단체인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는 지난해부터 1000여개의 회원사들로부터 수익금의 일정액을 갹출받아 사회복지기금인 '커뮤니티 서비스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암참은 이 기금을 100억원대까지 늘려 한국내 불우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등 각종 사회 봉사 활동에 사용할 예정.
'인간사랑 가족사랑'을 기업 이념으로 삼고 있는 푸르덴셜생명보험도 매년 10월 첫째 토요일을 '글로벌 볼룬티어 데이'로 정해 전세계 직원들이 일제히 사회 봉사에 참가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소프트웨어회사인 한국CA는 미아 찾아주기 운동에 열심이다.
지난해말 한국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미아찾기 웹사이트(www.missingchild.or.kr) 활성화를 위해 1억4000만원 상당의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기증하기도 했으며 추가 지원을 검토중이다.
이밖에도 한국피앤지는 해마다 한국아동복지시설 연합회에 수억원대의 기저귀를 기증하고 있다.
조립완구업체 레고코리아는 각종 자선행사를 펼쳐 수익금 전액을 백혈병어린이들에게 전달한다.
또 노스웨스트항공은 98년부터 한국펄벅재단에 소속된 혼혈아나 고아 등의 후원인 방문 등에 항공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라파즈석고가 1월 설립한 '라파즈석고 트레이닝센터'는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석고보드 시공에 대한 이론과 실기를 무료로 가르치는 기관.
라파즈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실정은 어깨 너머로 배우는 게 전부였다"며 "업계 관계자들이 체계적인 이론을 배우고 실습해 볼 수 있는 첫 기회"라고 설명했다.
라파즈측은 트레이닝센터가 장기적으로 라파즈의 인지도를 높여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파즈는 세계 최대의 건축자재 업체로 기업의 규모나 실적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인지도는 아직 낮은 편.
94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세계 최대 제약회사 MSD는 95년부터 국내 의대 및 약대 재학생들에게 매년 1억원의 장학금을 수여하는 등 '미래의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