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버그' 강타]범인은 공부 싫증난 남학생?

  • 입력 2000년 5월 5일 20시 03분


신종 E메일 컴퓨터바이러스 ‘러브버그’를 만들어 퍼뜨린 범인은 누구일까.

미국 ABC방송은 5일 컴퓨터바이러스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범인의 나이가 14∼28세이며 공부에 싫증을 낸 남학생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범인이 사용한 ID(E메일 발신자의 신분)는 ‘스파이더(Spyder)’. 소속은 필리핀 마닐라의 ‘@GRAMMERsoft Group’. 미국의 인터넷보안 전문가인 브라이언 마틴은 “스파이더는 해킹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채팅 사이트에 흔히 등장하는 ID”라고 말했다. 마닐라에 ‘GRAMMERsoft Group’이란 회사가 실재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범인이 보낸 E메일의 프로그램 코드 내용 가운데 “학교 가기 싫다”는 표현이 들어 있어 학생 신분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의 프로그래밍 과정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파괴력이 뛰어나 범인은 상당한 컴퓨터 실력가로 추정된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컴퓨터바이러스 전문가인 에릭 첸은 ‘부디 제가 첨부한 사랑의 편지를 읽어주세요’란 글을 덧붙여 수신자가 빨리 E메일을 열어보게 한 점으로 미루어 범인은 상당히 지능적인 인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사에 착수한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와 전문실력을 발휘해 추적에 나선 컴퓨터바이러스 전문가들은 범인을 잡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