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15일 도쿄(東京) 히가시나카노(東中野)의 ‘박스 히가시나카노’극장 무대에서 인사말을 통해 “50여년간 숨겨온 과거를 공개하게 된 것은 일본정부가 반성은커녕 그런 사실조차 없노라고 발뺌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극장을 찾은 일본인들은 위안부의 참상을 기록한 변영주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숨결’을 보러온 사람들이었다.
김씨가 “일본군에게 온갖 학대와 수모를 당했지만 내가 군대에 끌려온 줄도 모르는 가족을 기어코 다시 만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며 악몽의 세월을 회고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김씨는 “그러나 세월이 지나며 일본을 증오하던 마음은 점점 엷어지고 있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세계 어디에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의 수기는 ‘판도라’라는 일본기획회사가 번역출간했다. 이 책은 지난해 ‘전태일문학상’을 받았다.
가나가와대 3년생 사토 레이나(佐藤怜奈)와 바바 다카코(馬場貴子)는 김씨의 증언을 듣고 “정말 그런 일이 있었는지 상상하기 힘들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