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政街 총선준비 잰걸음…6월2일 중의원 해산

  • 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01분


일본 정국도 총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초점은 중의원 해산일. 해산일이 결정되면 그 후의 일정은 거의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일본 언론들은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가 6월2일 해산을 단행하고 25일 선거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워 최종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하고 있다.

6월2일을 해산일로 잡은 것은 천황이 5월20일부터 6월1일까지 유럽을 방문하기 때문. 일본에서는 천황 외유 중에 국회를 해산한 적이 없다. 국회해산은 천황에 대한 보고사항이다.

이에 따라 자민당 내 각 파벌은 이미 선거준비에 착수했다. 자민당은 이달 내에 연립파트너인 공명당 및 보수당과의 협의를 거쳐 최종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조기 총선 분위기가 감도는 것은 폭발 가능성이 있던 우스(有珠)산의 상태가 안정된데다 조기해산을 반대했던 공명당도 6월 하순 선거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태도를 바꿨기 때문. 7월8일 후쿠오카(福岡)에서 열리는 재무장관회담을 시작으로 7월12∼13일 미야자키(宮崎)의 외상회담, 7월21∼23일 오키나와(沖繩)정상회담 등 일련의 G8회담에 국민의 심판을 받은 뒤 ‘실세총리’로 참석하고 싶다는 모리 총리의 의지도 작용했다.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자민당 간사장은 이번 총선에서 229명을 당선시키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이에 미달되면 간사장직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현재 중의원 정원은 500명. 그러나 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20명이 줄어들어 이번 총선부터는 480명이 정원이다. 노나카 간사장의 목표는 과반수에는 미치지 못한다. 자민당은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 및 보수당의 의석으로 과반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하타 스토무(羽田孜)간사장은 “자민당은 단독정권을 꿈꾸지 못하는 허약한 정당”이라고 비꼬았다.

이번 총선은 모리 정권의 장수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다. 만약 예전보다 의석이 줄어든다면 모리 총리의 정국 장악력은 급속히 약해지고 비주류측의 퇴진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상유지를 하거나 의석이 늘어나면 오부치파의 대리인에서 벗어나 자신의 독자색깔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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