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장남 우다이 정계진출…이라크 후계구도 가시화

  • 입력 2000년 3월 29일 19시 46분


27일 실시된 이라크 총선에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37)가 99.99%의 지지율로 당선됨으로써 후세인의 후계 구도가 가시화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28일 평가했다.

이 신문은 4월 첫 개원 의회에서 의원들이 호선으로 선출하는 국회의장에 우다이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우다이는 이라크 올림픽위원장과 청년연맹회장을 맡고 있으며 최대일간지 바벨을 비롯한 7개 주간지와 TV 라디오를 소유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우다이를 정계 전면으로 부상시키기 위한 작업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언론은 집권 바트당 간부와 고위 관료의 부패와 무능력을 연일 문제삼으며 후세인과 같은 세대의 혁명 원로들을 깎아내렸다.

특히 사둔 하마디 현 국회의장은 아들의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외교의 ‘얼굴’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도 유엔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이유로 맹비난했다. 언론이 이례적으로 이들의 격하 운동에 나선 것은 젊은 우다이의 앞길을 열어 주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이번 총선에서 새 얼굴들이 대거 원내에 진출한 점도 우다이의 지지 기반을 넓혀 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한편 영국 BBC방송은 우다이는 플레이보이 기질에 잔인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전했다. 96년 그가 피격된 것도 남의 애인을 가로채는 등 복잡한 여자 관계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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