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은 1986년 대만의 독립을 기치로 내세운 반체제 인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대만 역사상 첫 야당. 당시 장징궈(蔣經國)총통 정부가 국민당 이외의 정당설립을 금지하는 법률을 폐지하자마자 태어난 정당이다. 초기 당원들은 가난한 농부와 노동자, 택시운전사 등 서민이 주축이었다.
초기에는 당원이 6만명에 불과했으나 학생 교수 관리 등 지식인층을 끌어들이며 노동자 계급의 정당에서 대중적 정치력을 가진 정당으로 이미지를 바꿔나갔다. 당원 수도 20만명으로 급증했다.
민진당이 약진하게 된 계기는 94년 지방선거. 대만 제1, 제2의 도시인 타이베이(臺北)와 가오슝(高雄) 시장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전국민의 고른 지지를 얻을 정도의 대중적 역량은 부족해 96년 실시된 첫 총통선거에서 21%를 얻는 데 그쳐 54%를 얻은 국민당에 크게 뒤졌다. 특히 대만 독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후 민진당은 독립을 당 강령에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대만 독립이 아닌 현 상태를 유지하는 쪽으로 노선을 바꿨다. 명분보다 실리를 강조하는 전략을 택했다.집권당이 된 민진당의 노선은 앞으로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수이볜은 17일 총통으로 당선되면 민진당 활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총통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도 민진당의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