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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폭력남편 살해혐의 60代여성 사형 재가

입력 2000-02-26 00:17업데이트 2009-09-23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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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살해한 여자 사형수의 사형 집행이 미국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미국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미 텍사스주는 83년 생명보험과 연금을 타내려고 소방관이었던 다섯 번째 남편을 살해해 이동주택 앞 뜰에 매장한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고 연방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베티 루 비츠(62)에 대해 24일 사형을 집행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사회단체 구명호소 외면▼

그동안 유엔인권전문가와 미국의 가정폭력 반대 단체, 사형제도 반대론자들은 비츠가 수년간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는 등 가정 폭력의 피해자로서 자기방어를 위해 살인을 저지른 만큼 정상을 참작해 종신형으로 감해달라고 호소했었다. 텍사스주 사면-가석방위원회도 사형집행을 30일만이라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사형집행에 대한 최종 인가권을 가진 공화당 대통령 예비후보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는 사형 연기 청원을 거부했다.

결국 비츠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자 사형반대론자들은 사형집행을 승인한 부시주지사를 그의 대통령 선거 구호(자비로운 보수주의)를 빗대 "자비를 저버렸다"며 비난했다.

미 CNN 방송 등 미 언론은 25일 부시 주지사가 30일간 사형집행을 유예하고 재조사를 청구할 권한이 있는데도 이를 외면해 '자비로운 보수주의자'를 자처해 온 그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텍사스주 검찰은 비츠가 두 번째 남편도 살해했으며 네 번째 남편의 살해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다 다섯 번째 남편 지미 돈 비츠는 '돈을 노리고 살해했다'며 사형을 구형했었다. 검찰은 그녀를 '검은 마녀'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부시 주지사는 사형집행 직전 성명을 통해 "살인사건의 증거를 주의깊게 검토한 끝에 나는 비츠가 살인죄를 저질렀다는 배심원의 견해에 동의했다"며 "주와 연방법원이 피고측에 의해 제기된 모든 쟁점들을 면밀히 검토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95년 부시 주지사의 취임 이후 텍사스에서 사형이 집행된 것은 비츠가 121번째. 그러나 여자 사형수가 처형된 것은 76년 미 연방대법원이 사형을 부활시킨 이후 미국 전국을 통틀어 4번째여서 사형반대론자들의 반발이 크다.

▼이미지 큰 타격 입을수도▼

텍사스주에서는 1998년 2월 여자사형수 칼라 페이 터커에 대한 사형 집행 이후 이번이 1863년 남북전쟁 이후 두 번째 여자 사형수의 사형집행이었다. 두 번 모두 부시 주지사의 승인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텍사스주에서는 3월 1일에도 또 한건의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미 대선 정국에서 사형제도가 쟁점으로 등장, 부시의 대권을 향한 행보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미 언론들은 전망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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