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도 '에셜론' 이용 일부장관 통화 도청

  • 입력 2000년 2월 25일 19시 33분


미국이 주도하는 전세계 위성통신감청망 ‘에셜론’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마거릿 대처 전영국총리가 캐나다 정보기관에 에셜론을 이용해 영국 장관의 통신 도청을 요청했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전했다.

1972년부터 92년까지 캐나다 정보기관원으로 일했던 마이크 프로스트는 24일 미 CBS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 “대처 총리가 83년 ‘2명의 장관이 몇몇 정책에 대해 나와 충돌하고 있다’면서 도청을 부탁해 나의 상관이 런던으로 가 그들의 통화를 도청했다”고 폭로했다.

프로스트는 이 일에 캐나다 정보원이 개입된 이유에 대해 “에셜론 제작에 참여한 미국 캐나다 영국 등 5개국은 자국민에 대한 도청 감청을 금지하는 국내법을 피하기 위해 상대국에 스파이 활동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23일 에셜론 운영에 참여한 영국이 미국 기업을 위해 스파이 행위를 했다는 유럽의회 보고서에 대해 “영국 내의 모든 도청은 법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다”면서 관련설을 부인했다.

한편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24일 미 국가안보국(NSA)이 미국의 기업을 위해 유럽에서 스파이 행위를 했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으나 에셜론의 존재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