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자유무역 반대" 40國 NGO, 방콕서 격렬시위

  • 입력 2000년 2월 13일 23시 14분


12일 태국 방콕에서 개막된 유엔 산하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제10차 총회가 세계화와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비정부기구(NGO) 등 민간단체들의 대규모 시위로 얼룩졌다.

세계 40개국에서 온 NGO 회원 등 수천명의 시위대는 12일과 13일 UNCTAD 회의장이 위치한 방콕 시내 퀸 시리킷 컨벤션센터 앞에서 세계의 많은 사람을 가난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세계금융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라고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옥에 가라’ 등의 글이 적힌 깃발을 휘두르고 구호를 외치며 회의장 난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건물에 진입하지는 못했다.

이들은 회의장 진입에 실패하자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세계금융제도를 개혁하라’는 등의 요구사항을 UNCTAD 대표들에게 전달했다. 특히 15일 공식 퇴임하는 미셸 캉드쉬 IMF총재가 13일 한 미국인으로부터 크림파이 세례를 받는 소동이 벌어졌다.

로버트 네이먼(34)이라는 이 미국인은 이날 고별 연설을 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가던 캉드쉬총재의 얼굴을 향해 파이를 던진 뒤 “(캉드쉬의) 잘못을 환기시키고 후임자에게 다른 정책을 펴도록 경고할 목적으로 이런 일을 했다”고 밝혔다. 네이먼은 자신을 자유무역주의에 반대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캉드쉬 총재는 고별연설에서 “빈국과 부유국의 격차, 한 국가 내의 빈부격차 등이 커지고 있는 것은 도덕적으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경제적으로 낭비이며 사회적으로 폭발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UNCTAD 총회에는 세계 190개국과 100여개 국제기구를 대표하는 장관 및 고위관리들이 참석하고 있다.

<방콕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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