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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12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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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베를린 포츠담 광장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리츠 데 하델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잔 모로를 “다양한 역할 속에서 열정과 지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50년 이상 세계의 감독과 관객으로부터 사랑받아온 배우”라고 소개했다.
1949년에 배우로 데뷔한 잔 모로는 국내에도 개봉됐던 ‘쥘 앤 짐’(1961년)에서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과 함께 일한 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오손 웰스, 루이스 브뉘엘,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등 거장의 영화에 출연하며 ‘여신’으로 숭앙받았다. ‘뤼미에르’ ‘청춘’ 등 두 편의 영화를 직접 연출하기도 했던 그는 “10월에 프랑스 여배우 줄리에트 비노쉬가 주연을 맡은 세 번째 영화를 연출하게 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잔 모로는 현재 젊은 유럽 영화감독들을 지원하는 단체인 ‘에퀴녹스’의 의장.
그는 이날 유럽영화가 유럽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강력하고 마술적인 힘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는 “할리우드 영화의 힘은 우선 돈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한 편의 시나리오 선택에도 놀랄 만큼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는 등 영화가 철저히 대중을 매료시킬 목적인 산업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잔 모로는 함께 일한 감독들과 숱한 염문을 뿌렸던 여배우. 그는 “배우와 여성으로서 어떤 자신이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에 “배우로서는 모든 시절이 다 좋았지만 여성으로는 지금이 가장 좋다”고 재치있게 응답했다.
<베를린〓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