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한트케 "서방은 빈을 공격하라" 독설

  • 입력 2000년 2월 10일 19시 53분


희곡 ‘관객모독’과 ‘카스파’등 냉소적 작품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오스트리아의 극작가 페터 한트케(57)가 오스트리아의 새 연립정부를 비판하는 서방세계에 독설을 퍼부었다고 AFP통신이 9일 보도했다.

한트케는 10일 발간된 오스트리아 주간지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볼 때는 지금 떠들어대고 있는 소위 ‘유럽인’들이 오히려 범죄자들”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세르비아를 옹호해온 그는 이어“지난해 유럽에 반하는 도덕기준을 가졌다는 이유로 유고의 베오그라드를 폭격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빈을 폭격해야 할 것”이라며 “그 후에는 아마도 모스크바와 자카르타도 공격해야 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또 “유럽 정치인들과 미국 대통령, 국무장관은 살인자들”이라면서 “유고슬라비아를 파괴함으로써 진정한 유럽도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나치찬양 발언을 한 외르크 하이더 자유당 당수에 대해서 그는 “하이더 당수는 아직까지 명백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감쌌다. 독일계와 슬로베니아계 혼혈인 한트케는 노벨 문학상 물망에 오를 정도로 인정받고 있는 독일어권 문단의 대표주자다.

1994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내전이 한창이던 때 그는 “서방언론이 세르비아를 편파적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비난하며“세르비아계는 책임이 없으며 오히려 피해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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