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엘에히도 주민들, 여성피살격분 무차별폭행

  • 입력 2000년 2월 9일 20시 01분


스페인 남부 알메리아주의 엘 에히도에서 스페인계 주민들이 모로코에서 이민온 주민들을 무차별 폭행해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8일 전했다.

이번 사태는 5일 정신장애자인 모로코계 청년이 젊은 스페인 여성을 죽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롯됐다. 흥분한 스페인계 주민들은 야구방망이 등으로 모로코계 주민들을 마구 때리고 자동차와 주택에 불까지 질렀다.

폭력사태는 사흘간 계속돼 모두 55명이 크게 다쳤다. 겁이 난 많은 모로코계 주민들은 알메리아주 경계 밖이나 산악지역으로 피신했다.

스페인 경찰은 8일 흥분한 주민들을 강제 해산시키고 폭력범 16명을 구속했다. 그러나 겁에 질린 모로코계 주민들은 아직도 농장 등 일터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스페인주재 모로코 대사관은 스페인 정부에 모로코인들을 보호해달라고 촉구했으며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는 “우리는 외국인 혐오증과 싸울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외국인을 공격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엘 에히도의 주민 5만2000여 명 가운데 외국 이민들은 1만1000여명이나 된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모로코 알제리 세네갈 말리 등에서 온 독신 노동자들로 농장에서 일한다.

<알메리아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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