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英, Y2K 사고 잇달아 발생… 신생아 100세 '둔갑'

  • 입력 2000년 1월 18일 20시 23분


올해 초 일본에서 Y2K(컴퓨터 2000년 연도 인식오류)에 따른 갖가지 문제가 발생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가장 많은 문제는 컴퓨터가 ‘2000년’을 ‘1900년’으로 잘못 인식한 경우로 40건이 일어났다. 특히 기상관측장치에 이상이 많았다. 대부분 간단히 복구됐으나 후쿠이(福井)현의 한 소방본부는 집적회로(IC)를 교환해야 했다.

올해 헤이세이(平成)12년인 일본 연호를 잘못 환산한 경우도 있었다. 열차회사인 JR시코쿠(四國)는 회수권 유효기간이 헤이세이 88년1월로 인쇄된 일이 생겼다. 기후(岐阜)현에서는 자동차세 납세증명서 발행연도가 ‘헤이세이 87년’으로 잘못 표기됐다.

삿포로(札幌)의대병원에서는 75세 노인의 환자기록부 나이가 25세로 50세나 젊게 표시됐다. 도쿠시마(德島)의대병원에서도 한 환자의 나이가 20세가 적게 기록됐다.

지바(千葉)현에서는 나리타(成田)공항 주변의 항공소음기를 감시하는 시스템에 장애가 생겨 자료 일부가 사라졌다. 가가와(香川)현의 한 자전거보관소는 정기이용권을 넣어도 출입게이트가 열리지 않아 사흘간 무료개방했다.

한편 영국 주민등록기관의 컴퓨터에도 Y2K 문제가 발생해 올들어 신고된 신생아 수천명의 연령이 100세로 표시되는 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컴퓨터가 신생아를 2000년 출생이 아닌 1900년생으로 표시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정부 통계국 대변인은 “컴퓨터의 출생 연도 인쇄 기능에 문제가 발생해 출생증명서를 컴퓨터로 발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담당 공무원들은 현재 증명서를 손으로 써서 발급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 정부는 이에 따라 영국 전역의 382개 출생신고소에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새로 설치하고 있다.

<도쿄〓권순활특파원·브뤼셀연합>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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