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스쿨 돈벌이 나서다…인터넷 강의대가 지분챙겨

  • 입력 2000년 1월 16일 2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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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의 유명 경영대학원들이 돈 버는 법을 가르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돈벌이에 나섰다. 경영학석사(MBA)과정 수업을 인터넷으로 강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신 관련 업체로부터 수십억 달러어치의 주식 지분을 받아내고 있는 것.

MBA과정 인터넷 강의를 준비중인 업체는 유넥스트(UNext).com과 유니버시티 악세스.com, 펜새어(Pensare) 등 3개 미국 업체. 현재 이들은 시험운영을 끝내고 올해 중 수강생을 모집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3개 인터넷 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유넥스트.com은 시카고대 컬럼비아대 카네기멜론대 스탠포드대 런던 경영대학원(LBS) 등 미국과 영국의 일류 경영대학원과 손을 잡았다. 유넥스트는 시카고대와 컬럼비아대에 모두 7억5000만달러(약 8587억원)상당의 주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경영대도 비슷한 수준의 지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시티 악세스.com은 남가주대학(USC)과 노스 캐롤라이나대학, LBS 등과 제휴했다. 이들 대학은 올해 중 유니버시티 악세스가 나스닥시장에 등록되면 한 밑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펜새어는 듀크대와 손잡았다. 펜새어는 듀크대에 주식을 제공하고 인터넷 강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4년간 150만달러(약 17억)를 보조한다.

유넥스트를 통해 시카고대나 스탠포드대의 MBA 과목을 모두 수강해도 학위를 받을 수 없다. 이에 비해 유니버시티 악세스는 런던 경영대학원과 최고경영자를 위한 6개월 코스 MBA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수강료는 정규 MBA과정보다 훨씬 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터넷 MBA과정이 시작되면 미국과 유럽의 2류 경영대학원들이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스탠포드 시카고 카네기멜론 등 일류 경영대학원의 수업을 저렴한 가격으로 들을 수 있는 터에 굳이 2류 경영대학원에 비싼 수강료를 내면서 입학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인터넷업체들은 일본 중국 인도 등 경영대학원이 아직 자리잡지 못한 지역도 공략할 예정이다. 유넥스트는 조만간 인도와 중국에서 각각 20만, 30만명의 수강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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