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오야마 노리히코씨, 위안부출신 할머니들 무료진료

  • 입력 2000년 1월 13일 20시 12분


일본인 정신과 의사인 구와야마 노리히코(桑山紀彦·48)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끌려갔다 돌아와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군위안부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무료 진료한다.

구와야마는 17일부터 1주일 동안 서울 광주 부산을 돌며 이순덕(李順德·82·광주 서구)할머니 등 4명을 진료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인 군위안부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재판을 돕고 있는 일본의 순수민간단체인 ‘관부(關釜)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에 무료 진료를 자청했고 이 단체가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에 연락해 ‘사랑의 인술’을 펼치게 됐다.

그가 벌일 진료활동은 심적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유병률(有病率) 조사. 그는 97년에는 군위안부로 끌려갔던 중국인 6명을 무료 진료했었다. PTSD는 전쟁 등 각종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정신질환. 구와야마는 진단결과를 일본의 폭력성을 입증하는 증거자료로 히로시마(廣島)고등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히로시마고등법원은 태평양전쟁희생자 유족회 등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심리중이다.

광주유족회 이금주(李錦珠·81)회장은 “일본인 의사의 이번 무료 진료는 그동안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해온 일본 정부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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