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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26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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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 분쿄(文京)구 오토와(音羽)에 사는 30대 회사원의 딸 하루나(春奈)가 어머니와 함께 오빠(5)를 데리러 집근처 유치원에 갔다가 사라진 것은 22일 오전.
경찰은 23일 공개수사에 나섰다. 이틀 만인 25일 밤 범인 야마다 미쓰코(山田みつ子·35)가 자수했다. 승려인 남편이 눈물로 설득한 결과였다.
야마다는 하루나를 유치원 근처 화장실로 데려가 하루나의 머플러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시체는 가방에 넣어 시즈오카(靜岡)현 오이가와(大井川) 친정집 뒤뜰에 묻었다.
하루나의 어머니와 범인 야마다는 평소 알고 지냈다. 두 집은 똑같이 다섯살배기 아들과 두살짜리 딸을 두고 있었다. 아들들은 같은 유치원에 다닌다.
문제는 딸의 유치원 입학. 최근 하루나는 집근처 국립대 유치원에 합격했으나 범인의 딸은 떨어졌다. 추첨이어서 운이 작용한다. 그러나 야마다는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부모끼리의 심적 갈등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일본에서는 대학부속 유치원에 들어가면 부속초중고교를 거쳐 대학까지 쉽게 진학한다. 이른바 ‘일관교육(一貫敎育)’. 그래서 자녀를 명문대부속유치원에 입학시키려는 엄마들의 경쟁이 극심하다. 그것이 두살배기 여아를 죽게 했다.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문부상은 26일 “유치원입학에 문제가 있다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