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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22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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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가입은 정부의 보호막이 얇아지고 생존경쟁이 격화됨을 뜻한다. 특히 상품개발능력이 낮고 독과점 체제에 안주해온 통신 금융 자동차 기계부문 등은 외국기업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외국기업 유입 밀물▼
통신부문에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이동통신과 인터넷통신. 이동통신전화 가입자 수는 현재 약 3600만명에서 2003년에는 1억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현재 400만명의 인터넷 가입자수도 2003년에는 16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외국업체의 통신관련 회사 투자지분을 49%까지 허용했다. 2년 후에는 50%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모토로라 루슨트테크놀로지 등 미국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외국기업의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맞서기 위한 중국기업들간의 합종연횡도 예상된다.
인터넷분야에도 외국업체가 진출하게 됨에 따라 중국전신 연합통신 등 중국업체들의 독과점체제가 무너지고 야후 아마존 AOL(아메리카 온라인) 등 외국 전문업체가 급속히 시장을 잠식할 전망이다.
단말기 시장도 급변한다. 현재 단말기 시장은 모토로라 에릭슨 노키아 등 3개업체가 85%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단말기 수입관세율이 현행 28% 수준에서 3% 안팎으로 떨어지면 여타 외국산 제품이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보험 등 금융분야도 춘추전국시대를 맞는다. 현재 중국에서 활동중인 외국계 은행 지점 수는 155개. 자산총액은 313억6000만달러 수준이다. WTO가입 2년 뒤부터 외국계 은행은 기업을 대상으로, 5년 후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예금과 대출업무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보호막 아래 커온 중국 은행들이 긴장할 수 밖에 없다.
보험업계도 큰 변화를 맞는다. 중국은 그간 외국보험사의 영업 지역을 제한해 왔다. 그러나 협상 타결로 5년 안에 이같은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 결국 외국업체들과의 제휴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자동차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진다. 중국은 자동차 관세율을 현재의 80∼100%에서 2006년까지 25%로 인하할 예정이다. 자동차 유통구조도 바뀐다.
▼중공업 타격 클듯▼
이밖에도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계 화약 유통분야 등도 외국업체들의 거센 도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중·하급 의류 등 섬유와 일부 경공업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리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WTO가입은 강자만 살아남고 약자는 도태되는 ‘정글의 법칙’이 중국에도 적용되는 것을 뜻한다. 중국 정부는 WTO가입이 ‘기회인 동시에 도전’이라고 역설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의 미래가 결코 장밋빛 만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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