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농업부문 선언문작성 난항…한국등 6국 문구조정 요구

  • 입력 1999년 10월 25일 19시 11분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 출범을 위해 채택할 선언문 초안 작성작업이 농업부문을 둘러싼 농산물수출국과 수입국간의 큰 견해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다.

25일 농림부에 따르면 21∼23일(현지 시간) 마이크 무어 WTO사무총장이 20개국 대사들이 참석하는 비공식 마라톤회의를 열어 농업부문 문구 작성의 조정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수입국들은 무어 사무총장이 제시한 조정안이 농산물을 공산품과 똑같이 취급해 관세와 보조금을 크게 삭감하자는 수출국 입장에 치우쳤다며 거부했다.

특히 23일 한국과 EU 일본 스위스 노르웨이 헝가리 등 6개 수입국 대사들은 무어 사무총장을 직접 방문해 분명한 거부의사를 전달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는 것.

수입국들은 무어 사무총장의 조정안은 7일 알리 움추모 일반이사회의장이 만든 초안과 거의 같고 14일 22개 수입국들이 공동제안한 △농업의 다원적 기능 △식량 안보 △수출국과 수입국간 이익 균형 등을 담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WTO는 선언문 작성작업이 농업부문에서 걸려 진전되지 않자 농업은 미정인 상태로 남겨두고 서비스와 공산품 자유화 등을 먼저 다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7일 재개되는 선언문 초안 작성회의에서 농업부문이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25, 26일 스위스 로잔에서 WTO 24개 회원국 통상장관들이 모여 진행하는 선언문 작성 비공식회의에서 농업부문의 경우 수입국의 공동제안이 반영되도록 강력하게 주장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 비공식회의에 외교통상부 한덕수(韓悳洙)통상교섭본부장과 정우성(丁宇聲)다자교섭국장, 농림부 최용규(崔龍圭)국제농업국장 등을 파견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