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대선 3파전으로…메가와티 女대통령 꿈 '흔들'

  • 입력 1999년 10월 8일 19시 29분


인도네시아 대통령선거 정국이 파란에 휩싸였다.

이슬람정당으로 제4당인 국민각성당(PKB)이 민주투쟁당(PDIP) 당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 압두라만 구스두르 와히드 PKB 당수를 후보로 내겠다고 7일 선언했기 때문. 게다가 제3당 통일개발당(PPP)과 제5당 국민수권당(PAN) 등 다른 이슬람정당들로 와히드 지지를 결정했다고 외신들이 8일 전했다.

이로써 20일 국민협의회(MPR·국회)에서 치러지는 대선은 집권당이지만 제2당인 골카르당의 B J 하비비대통령, 6월7일 총선에서 제1당으로 도약한 PDIP의 메가와티, 제3∼제5당 등 이슬람정당들의 지지를 받는 와히드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알위 시하브 PKB 부의장은 메가와티 지지철회의 배경을 “여성 대통령 후보를 거부한 7개 이슬람정당들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와히드를 7개 이슬람정당이 지지키로 했다는 얘기도 된다.

총선직후인 6월18일 메가와티와 와히드, PAN 당수 아미엔 라이스(MPR의장)는 ‘개혁연합전선’을 결성해 하비비에 대한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이들은 메가와티를 단일후보로 추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이슬람정당들의 이번 결정으로 야권은 분열하게 됐다.

그럼에도 메가와티는 국방장관 겸 참모총장 위란토의 지지를 얻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위란토는 최근 골카르당의 부통령후보 제의를 거부, 하비비 진영에 적극 가담하는 것을 꺼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비비측은 골카르당과 군부지명 의원, 친여적(親與的)인 지역 및 직능대표 의원들의 지지를 얻으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하비비는 수하르토 이래 30여년의 장기집권, 동티모르 사태처리와 선거자금 스캔들로 국민이 염증을 내고 있다.

와히드측은 이슬람정당들의 지지에 일부 지역 직능대표들의 지지만 얹으면 와히드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통령은 MPR의원 700명(6월 총선에서 뽑힌 462명, 군부지명 38명, 지방의회가 선출한 지역대표와 직능대표 200명) 중 3분의 2 출석에 과반수 득표로 선출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를 한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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