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파병안 단독처리]野,저지투쟁방법 싸고 찬반혼선

  • 입력 1999년 9월 28일 19시 40분


동티모르 파병안은 논란과 우여곡절 끝에 결국 야당의 본회의장 집단퇴장 속에 ‘절반의 동의(同意)’밖에 얻지 못했다.

전투부대 파견반대를 주장하던 한나라당은 28일 본회의 표결 직전 “여야총재회담을 열어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공동여당은 파병의 시급성을 들며 이를 일축한 뒤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 직권으로 의안을 본회의에 상정, 처리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여야 의원들은 박준규의장이 이날 오후2시까지 상임위 심의를 마치지 않을 경우 본회의에 직권상정하겠다고 ‘통첩’을 보내자 한바탕 설전.

한나라당 간사인 이신범(李信範)의원은 “3당간사 간에 협상이 진행 중인데 국회의장이 파병안 심의시한을 오후2시로 못박은 것은 소관 상임위의 의안심의권을 박탈하는 폭거나 마찬가지”라며 정회를 요구.

이에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가 “상임위 심의를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

○…이어 열린 한나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단상점거 등 극한적 저지투쟁론과 실력저지 반대론이 엇갈리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

김수한(金守漢) 유흥수(柳興洙)의원 등은 “단상점거 등 극한투쟁을 벌일 경우 국민에게 우리 당의 입장이 잘못 비쳐질 수 있다”고 주장. 반면 하순봉(河舜鳳) 서훈(徐勳) 안상수(安商守)의원 등은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는 단상점거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반박.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인사말에서 현지 교민들이 보내온 전자우편내용을 일일이 소개한 뒤 “파병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파병할 것인지는 유엔소속 개별 국가들이 여건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

○…본회의 표결 직전 여야 3당총무는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파병동의안 처리문제에 대한 막판 절충을 벌였으나 끝내 결렬.

한나라당이 막판에 여야총재회담을 제의하자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은 “시급한 동의안을 처리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총재회담을 개최, 국정전반을 논의하자”며 사실상 거절.

〈김창혁·정연욱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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