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군 나흘째 체첸 폭격… 민간인 20여명 사망

  • 입력 1999년 9월 26일 22시 05분


러시아 공군이 23일부터 26일까지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를 연일 폭격해 공항 방송중계탑 정유공장 등이 파괴되고 민간인을 포함해 20여명이 숨졌다.

체첸 비상부는 폭격으로 방송과 통신이 두절되고 가스 공급이 중단됐으며 30여만명이 피란길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이고리 세르게예프 러시아국방장관은 26일 “체첸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작전이 수립됐다”며 “상황에 따라 투입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전면적인 체첸 침공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아나톨리 코르누코프 러시아 공군참모총장은 25일 “이번 공습은 최근 모스크바 등지에서 연속적으로 폭탄테러를 저지른 이슬람반군의 기지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은 25일 “체첸 내에는 이슬람반군의 기지가 없으며 정치적인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하자”고 러시아 측에 협상을 제안했다.

체첸 정부는 “1만3000여명의 러시아군이 접경에 배치됐으며 러시아군의 침공이 임박했다”면서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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