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강진]장쩌민 "아낌없는 지원"…화해계기 될까?

  • 입력 1999년 9월 21일 23시 00분


중국과 대만은 ‘국가 대 국가’관계라는 리덩후이(李登輝)대만총통의 ‘양국론’ 발언으로 7월 이후 긴장이 계속된 양안(兩岸·중국―대만)관계가 21일 대만지진으로 화해의 실마리를 찾는가.

중국의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은 이날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양안의 중국인들은 혈육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번 지진이 중국 인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며 “우리는 지진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장치웨(章啓月)대변인도 “능력 한도 내에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적십자사는 대만에 10만달러의 구호금과 50만위안(약6만달러) 상당의 구호품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지진 전문가들은 기술지원과 여진 관측을 위해 대만에 가기를 자원하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이같은 대만지원 움직임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의 일관된 정책에서 나온 것으로 화해기류와는 무관하다는 시각도 있다.

오랜 앙숙인 터키와 그리스도 지난달 두 나라를 강타한 지진을 계기로 관계개선에 나섰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와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은 20일 지진피해 복구와 이재민 구호를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협정을 체결했다.

두 도시 시장은 유물보존에 관한 전문기술을 교환하고 문화 관광 경제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이날 아테네에서 공동발표했다.

이에 앞서 아테네시는 19일 알리 무핏 구르투나 이스탄불 시장을 위해 환영식을 베풀면서 이례적으로 아테네 시청에 터키 국기를 게양했다.

양국은 8월17일 터키 지진 이후 아브라모폴로스 아테네 시장이 그리스 고위인사로는 처음으로 이스탄불을 방문해 해빙의 계기를 맞았다.

3주후 아테네에서도 지진이 발생하자 이번엔 구르투나 이스탄불시장이 아테네를 방문해 “아테네와 이스탄불 시민들은 몸으로 연대를 실천했다”며 “양국 정부도 사랑과 우정의 정책을 채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타이베이〓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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