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당들 "헤쳐 모여"…좌-우-중도파 세진영 재편

  • 입력 1999년 8월 31일 19시 42분


12월 총선을 앞둔 러시아 정당들의 ‘줄서기’가 일단 끝났다. 크게 좌파 우파 중도파의 세 진영으로 재편된 러시아 정당의 길게는 내년 7월의 대선까지 겨냥한 몸집 키우기로 풀이된다.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총리와 유리 루슈코프 모스크바시장이 연합해 중도파 정당 ‘조국―모든 러시아’를 출범시킨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예고르 가이다르 전총리(‘러시아의 선택’당), 세르게이 키리옌코 전총리(‘신세력’당),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바른일’당)가 뭉쳐 ‘우파연합’을 출범시켰다. 겐나디 주가노프가 이끄는 공산당과 인민애국연합을 주축으로 한 좌파 및 민족주의 계열의 30여개 정당도 이날 범좌파 연합 ‘승리를 위하여’를 결성해 총선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리 야블린스키가 이끄는 또다른 우파정당인 ‘야블로코’당은 그동안 여러 정파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아오던 세르게이 스테파신 전총리를 영입해 세를 크게 확장했다. 주요 정당 가운데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우리집 러시아당’만이 아직 총선 파트너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총선은 조국―모든 러시아(중도), 승리를 위하여(좌파), 우파연합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치러진 예카테린부르그 주지사 선거에서 조국―모든 러시아의 후보가 무소속인 현 주지사에게 참패해 갓 탄생한 거대신당들의 앞날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 정파는 총선 승리를 위해 일단 손을 잡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서로 후보를 내겠다고 고집할 경우 다시 이합집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김기현기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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