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파, 총선 앞두고 '敵前분열'…스테파신 불참선언

  • 입력 1999년 8월 22일 19시 47분


12월 총선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벌에 우호적인 러시아의 우파가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우파의 3대 주요정당은 △체르노미르딘이 이끄는 ‘우리 집 러시아당’ △세르게이 키리옌코 전총리가 이끄는 ‘신세력’당 △보리스 넴초프, 아나톨리 추바이스 등 전 제1부총리들이 이끄는 ‘바른 일’당. 3당은 최근 ‘조국―모든 러시아당’ 중도연합이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총리를 영입해 기세를 올리자 우파연합을 적극 추진해왔다.

하지만 영입대상 1호였던 세르게이 스테파신 전총리는 21일 우파연합 불참을 선언했다. 스테파신은 이날 “우파에는 야심가가 너무 많다”며 12월 총선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주에 단독 출마할 뜻을 밝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우파연합을 주창해온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전총리 등에게는 무척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우파의 주요 3당은 전직 총리가 포진해 ‘전직 총리 클럽’으로 불려왔다.

이들은 모두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친하고 재벌옹호정책을 폈다. 그렇지만 러시아 경제 위기를 몰고온 장본인이란 비판을 받고 있어 재임중 대과가 없었던 스테파신을 영입해 바람을 일으키고자 했다.

스테파신은 9일 경질 후에도 “옐친에 대한 충성심은 변함 없다”고 밝혔다. 한때는 체르노미르딘과 회동해 우파연합에 참여할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 단독 출마로 뜻을 굳혔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