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癌세포」만들었다 …美MIT大 세계 첫 개가

  • 입력 1999년 8월 1일 19시 21분


인류 최초로 암세포가 만들어졌다. 미국 MIT대 화이트헤드 연구소 로버트 와인버그 박사팀은 인체 세포 일부의 유전자를 조작해 암세포를 만드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근호에 발표했다.

쥐의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바꾸는 실험은 성공한 적이 있으나 인체 세포에 대한 실험이 성공하기는 처음이다.

와인버그박사팀은 이번 실험 성공으로 암발생 원인과 전이과정에 대한 규명, 나아가 암의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전기(轉機)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일 영국 BBC방송과 화이트헤드연구소 인터넷 사이트에 따르면 와인버그박사팀은 인체 세포 유전자의 끝부분에 있는 ‘텔로미어’의 일부를 다른 유전자로 바꿔 암세포를 만들었다.

텔로미어는 세포의 수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체 유전자의 일부.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면 세포의 수명이 끝나지만 암세포의 텔로미어는 짧아지지 않아 세포가 죽지 않고 무한히 분열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면 텔로미어가 수명조절 기능을 상실하는지, 아니면 텔로미어의 기능이 정상을 벗어나면서 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지에 대해 논란을 벌여왔다.

그러나 와인버그박사팀은 텔로미어 유전자를 바꾸자 곧 세포분열이 정상궤도를 벗어나 세포가 무한증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와인버그박사는 “암세포로 바뀐 세포들 가운데 일부가 첫 발생부위에서 인체의 다른 부위로 어떤 과정을 거쳐 옮아가는지를 밝혀내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텔로미어 부위 유전자를 점검해 암발생 위험이 있는지를 진단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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