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거캠페인 새국면]고어, 대선유세 공격적 전환

  • 입력 1999년 7월 27일 18시 56분


앨 고어 미국부통령이 내년 대통령선거를 목표로 한 선거전략을 대폭 바꾸기로 했다. 고어는 내년 대선에서 맞설 것으로 확실시되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를 비판하는 등 공격적인 태도로 유세에 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지가 26일 보도했다.

고어의 이같은 궤도 수정은 유세에 뛰어든 지 한달이 지나도록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데다 민주당 내 경쟁자인 빌 브래들리 전상원의원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새로운 선거전략은 5월 중순 고어팀에 합류한 토니 코엘로 선거대책본부장이 주도하고 있다. 코엘로는 우선 브래들리를 철저히 무시하면서 부시와 고어의 맞대결 구도로 여론을 몰아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CNN방송의 정치분석가 스튜어트 로센버그는 “지금까지 브래들리와 싸운 전략이 결과적으로 브래들리의 신뢰성과 지명도만 높여준 셈이 됐다”고 진단했다.

선거전문가들은 고어의 유세에는 메시지와 초점이 없으며 그의 선거팀은 아직 조직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고어는 이에 따라 TV출연보다는 유권자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을 늘리고, 연설의 주제도 환경 정보화 등 미래지향적 이슈보다는 감세나 사회복지 확충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치중할 계획이다.

또한 부시의 약점을 캐기 위한 특별팀을 운영하고 필요하면 공화당 내 부시의 경쟁자로부터 정보를 얻어내기로 했다. 특히 병역문제나 외교력 부재 등 부시의 약점들은 최대한 물고늘어질 방침이다. 고어측은 올 상반기에 모금한 선거자금이 1720만달러로 부시측의 절반에 불과하자 모금을 전담할 지역사무소 4개를 추가로 열기로 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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