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법원, 오잘란 사형선고…유럽 테러-시위 비상

  • 입력 1999년 6월 29일 18시 43분


쿠르드 반군지도자 압둘라 오잘란(50)에게 29일 사형이 선고됐다.

터키 보안법원은 이날 오잘란이 지난 15년동안 쿠르드반군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지도자로서 터키를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여 3만명을 희생시켰다며 반역과 살인죄를 적용,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터키의 임랄르 섬에서 열린 재판에서 오잘란의 최후진술을 들은 뒤 사형선고를 내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터키국영 TRT방송은 오잘란이 최후진술을 통해 터키정부와 쿠르드반군 사이의 평화를 위해 사형을 면해줄 것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오잘란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방탄유리로 둘러싸인 피고인석에서 최후진술을 했다.

터키 경찰은 오잘란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짐에 따라 쿠르드인들의 반발에 대비해 각국 외교공관과 공항 및 관광지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는 등 삼엄한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또 수감돼 있는 PKK 소속원들의 폭동에 대비해 전국 교도소 경비도 강화했다.

터키 경찰 관계자들은 특히 터키주재 미국 공관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쿠르드인들은 2월 오잘란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터키와 협력한 것으로 믿고 있다.

독일 경찰도 오잘란 체포당시 시위를 벌였던 자국내 쿠르드족 단체의 시위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치안 관계자들이 전했다.

오잘란은 5월31일 재판이 시작된 이후 진술을 통해 “재판부가 나에게 사형선고를 내릴 경우 피의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터키에서는 사형선고를 받은 피고인은 자동적으로 상급법원에 탄원하게 돼있으며 상급법원에서 사형선고를 확인하더라도 의회와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사형선고의 효력이 발생한다.

이같은 과정때문에 일부에서는 오잘란에 대한 정치적 타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상급법원을 거쳐 최종적으로 대통령의 재가까지 받기 위해서는 몇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잘란측이 재판의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유럽 인권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오잘란은 지난 15년동안 주로 터키 남동부에서 발생한 쿠르드 반군의 테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됐다.〈앙카라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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