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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3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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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이언일병 구하기’의 한국판 주인공 프레드릭 라이언(67)과 로리 맨링(68)이 23일 오전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 캠프캐롤부대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용사 환영대회에 참석해 당시의 참상을 증언했다.
라이언(당시 18세·이병)과 맨링(당시 19세·이병)은 50년 8월 15일 미 기갑사단 5연대 H중대원으로 칠곡군 작오산 전투에 투입되었으나 부대원 44명과 함께 북한군에 포로로 잡혔다.
이틀 뒤인 17일 북한군은 한국군의 총반격으로 후퇴하면서 포로로 잡힌 미군포로를 모두 작오산의 한 계곡으로 몰아넣은 뒤 집단 총살하고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라이언 이병 등 6명은 팔 다리 등에 총상을 입고 시체더미에 파묻혀 있다가 한국군에 의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미군 캠프캐롤측은 수년에 걸친 전사 연구 끝에 이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본국의 생존자를 수소문해 아직 생존해 있는 3명 중 라이언 등 2명을 이번에 한국으로 초청했다.
라이언 등은 22일 미군부대 관계자들과 함께 3시간 동안 작오산 일대를 둘러보며 당시의 ‘미군포로 학살장소’를 찾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라이언은 “이역만리 전장에서 먼저 간 동료들의 넋을 달래고 뒤늦게나마 ‘작별인사’를 전하고 싶은 한가닥 희망을 간직한 채 살아왔다”며 “이제 그 꿈을 이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