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日소녀「코소바 참사」그림에 감동

  • 입력 1999년 6월 8일 20시 06분


코소보난민의 참상을 묘사한 소녀의 그림이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을 감동시켰다고 일본 아사히 신문이 8일 보도했다.

지난달 중순경 도쿄 시내 집에서 이케다 리쿠오(池田陸男·37)의 딸 레이(麗衣)는 TV를 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 공습, 코소보 어린이와 노인의 우는 장면이었다. 손을 놀리던 레이가 울음을 터뜨리더니 “불쌍해요”하며 기도를 올렸다. 화면은 곧 클린턴대통령의 연설 장면으로 바뀌었다.

이케다부부는 ‘딸의 마음을 클린턴대통령에게 전해보자’며 편지를 썼다.

“딸이 이해하고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유고공습과 피란민의 참상을 보고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세계평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 주십시오.”

설마 답장이 올까 했는데 두 주 가량 뒤 백악관 로고가 찍힌 봉투가 전해졌다. 클린턴대통령이 서명한 편지와 사진이 들어 있었다.“너의 격려는 큰 힘이 됐다. 미국대통령으로서 어린이를 위해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만약 모두가 하나가 된다면 세계를 바꿀 수 있으련만….”

요즘 레이는 TV에 클린턴대통령이 나오면 “힘내라, 클린턴”을 외친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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