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러 정상회담/논의내용-의미]햇볕정책에 「4강날개」

  • 입력 1999년 5월 28일 19시 21분


28일 한―러 정상회담에서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냄으로써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자신의 ‘햇볕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한 국제적 환경 조성을 사실상 마무리한 셈이다.

김대통령으로부터 북한 설득 요청을 받은 옐친 대통령이 ‘건설적인 기여’를 약속함으로써 향후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행사와 그에 따른 북한의 태도변화가 주목된다.

다만 대북 포용정책을 명시하지 않고 ‘김대중정부의 정책에 대한 지지’라고만 표현한 것은 남북한 등거리외교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측의 입장을 감안한 결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은 또 김대통령이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정상외교를 일차적으로 매듭지었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김영삼(金泳三)정권 이후 몇년 동안 심화된 갈등관계를 청산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나아가 한―러 동반자관계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나홋카공단 설립협정 체결 등 경제협력에 대한 진전된 합의를 도출해냈다. 다만 경협차관 상환과 러시아제 잠수함 도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해 앞으로도 이들 문제가 여전히 양국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 같다. 특히 러시아는 경협차관에 대해 구(舊)소련의 채무라는 이유로 75%의 탕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