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돌려달라』유고 어머니들 反戰시위 확산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8분


유고 예비군들의 집단탈영에 이어 유고 어머니들이 아들을 전쟁터에서 돌려보내라며 대규모 반전(反戰)시위를 벌이는 ‘예기치 않은 사태’가 유고에서 벌어지고 있다. 유고연방 몬테네그로공화국의 일간지 비예스티는 베오그라드 남쪽 1백80㎞지점의 크루세바치에서 18일 코소보에 투입된 세르비아 예비군들의 어머니 3천여명이 시의회 청사에 돌과 계란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고 22일 보도했다. 나이 든 여자들이 대부분인 시위대는 “우리의 아들을 돌려보내라” “자식을 관 속에서 만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등의 반전구호를 외쳤다.

어머니들은 “유고의 방위태세를 약화시키는 반역행위를 기도하는 시위주동자들을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크루세바치 주둔군사령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위에 나섰다. 모정(母情)은 전쟁도, 독재정권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일까.

크루세바치에서는 코소보에서 사망한 유고군 7명의 유해와 부상자 10여명이 22일 돌아오면서 다시 수백명의 시위대가 집결하는 등 반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알렉산드로바치에서도 지난주 1천여명의 시위대가 반전 시위를 벌였으며 유고 집권 사회당(SPS)소속 시장이 시위대에 잡혀 폭행당했다고 비예스티는 전했다.

세르비아 언론들은 일련의 반전시위가 대중봉기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유고 야당에서도 종전(終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주 ‘세르비아와 함께하는 당’소속의 벨리미르 일리치 차차크시장은 조란지브코비치 니스시장과 함께 성명을 내고 “어떤 이념도 주민 전체의 죽음만큼 값지지는 않다”면서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오그라드AFP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