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커의 제왕 뽑는다…싱가포르 경진대회 시작

  • 입력 1999년 5월 14일 19시 08분


세계 최고의 해커를 가리는 국제해커경진대회가 13일 싱가포르에서 시작됐다.

보안시스템을 갖춘 컴퓨터망에 인터넷을 통해 가장 빨리 침투한 해커는 상금 1만달러(1천2백만원)를 받는다.

6월25일 싱가포르에서 개막될 ‘아시아정보보안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이 대회는 체르노빌바이러스나 멜리사바이러스 등 악성 컴퓨터바이러스로부터 컴퓨터망을 보호할 수 있는 보안기술 개발의 힌트를 구하기 위해 열렸다.

일류를 자처하는 해커들은 주최측인 ‘아시아정보보안회의’가 개설한 세 개의 웹서버에 차례로 접속해 보안시스템을 뚫고 파일을 바꿔놓는 등 ‘실적’을 남겨야 한다. 익명으로 참가하는 것도 허용됐다.

주최측은 “능력있는 해커를 보안기술자로 키울 계획이며 결코 악의적인 해킹을 부추기려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해커들이 표적으로 삼고 있는 웹서버는 이스라엘의 첨단기술회사인 볼테르 어드밴스드 데이터사와 미국의 컨클레이브 인티그레이티드 인터넷 시큐리티사가 구축해놓은 것이다. 볼테르사의 한 관계자는 “절대 해킹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설령 해킹에 성공한다 해도 이를 신기술 개발로 연결시킬 수 있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자는 6월25일 발표된다. 해커대회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대회 주최측의 웹주소(www.info―security.com.sg)에 들어가 안내를 받으면 된다.

싱가포르에서는 해킹을 시도하다 적발되면 징역 20년 또는 벌금 10만싱가포르달러(7천만원)에 처해진다. 싱가포르 해커들에게 이 대회야말로 실력을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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