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신드롬 걱정되네』…美-유럽등 대체 법석

  • 입력 1999년 3월 15일 19시 07분


‘Y2K(밀레니엄버그) 신드롬’. 국내에서는 컴퓨터가 숫자 2000을 인식하지 못해 금융전산망에 오류가 생길 것에 대비, 연말에 금융기관 이용을 일시 중지하거나 금을 구입하는 등의 ‘세기말 재테크’ 계획을 세우는 수준. 그러나 외국에서는 ‘재앙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비상식량을 마련하겠다는 ‘생존주의자(Survivalist)’도 나오고 있다.

미국 덴버포스트지(紙)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주에서는 자가발전기 판매량이 급증해 상인들이 재고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캐나다의 오타와시티즌지(紙)에 따르면 캐나다에서는 유효기간 15년짜리 진공포장식품과 방독면 응급처치용품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캘거리에서는 한 여성이 군수용품판매점의 전투식량을 ‘싹쓸이’하면서 “세상을 파멸시킬 Y2K재앙에 대비하기위한 것”이라고말했다.

캐나다인 에드워드 켈리(29·서울 중동중 영어강사)는 “캐나다 사람들은 원래 눈보라 등에 대비해 식량을 집에 보관하고 있지만 올해초 고향에 갔더니 ‘보관량’이 크게 늘어 놀랐다”면서 “특히 식료품을 사재기하는 ‘생존주의자’도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에드 야르데니 수석연구원은 ‘포쿠스(FOCUS)’지(誌)와의 인터뷰에서 “여름까지 확실한 해결책이 안 나오면 시민차원의 대비가 필요할 수도 있다. 나는 연말에 집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은 거래은행이 Y2K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체크하고 미흡할 경우 거래은행을 바꾸라”며 “다양한 상품에 돈을 분산시키고 거래기록의 사본을 보관하라”고 충고했다.

국내의 경우 R사 기획실 정팀장(32)은 올 9월경 은행에 넣어 둔 7천여만원을 모두 현찰로 찾았다가 2000년에 재입금할 계획. 컴퓨터의 Y2K가 해결되는 것을 확인한 뒤에 은행을 이용하겠다는 것.

삼성정신건강연구소 정현희선임연구원. “연말쯤 Y2K에 대한 불안감이 한꺼번에 표출되면 심리적 공황이 올 수 있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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