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허슬러誌 발행인 플린트 「경계령」

  • 입력 1999년 2월 3일 19시 55분


“클린턴대통령, 걱정마시오. 플린트가 있습니다.”

미국의 도색잡지 ‘허슬러’의 발행인 래리 플린트가 다음주로 예정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표결을 앞두고 또 다시 공포탄을 날렸다.

대상은 공화당의원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인터넷사이트인 타임데일리는 2일 플린트가 공화당의원들에게 탄핵재판에서 클린턴을 심하게 공격하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경고하는 기자회견을 소개했다. 플린트는 “공화당 상원의원 두어명의 불륜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으나 탄핵재판이 끝나기 전에 이를 공개할 확률은 2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만약 탄핵재판에서 대통령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온다면 나도 입수한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한술 더 떠 “공화당의원들이 당파적으로 행동하면 할수록 불륜사실을 공개하려는 나의 욕구도 덩달아 커진다”며 은근히 공화당 의원들을 협박했다.

플린트가 지난해 10월 워싱턴포스트지에 “상하원의원과 고위직 공무원의 불륜사실을 제보하는 사람에게 1백만달러를 주겠다”는 광고를 실었을 때만 해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플린트의 말 한마디에 미 정계가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다. 지난해말 하원의장에 내정됐던 밥 리빙스턴의원이 하루아침에 정계에서 은퇴하게 된 것도 플린트가 그의 혼외정사 사실을 폭로했기 때문.

플린트는 클린턴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은 없다. 그는 남의 잘못을 추궁하면서 자신의 잘못은 감추려는 공화당의원들이 미워 불륜캐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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