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타임스]英,EU 공동조세정책 거부해야

  • 입력 1999년 1월 5일 18시 53분


1일 유럽연합(EU)의장국에 취임한 독일은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것으로 활동을 개시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전후 역대 독일지도자들과는 달리 ‘화해의 제스처’를 쓰지 않았다. 독일은 유로의 도입으로 유럽 최대의 강세 통화인 마르크를 희생한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독일 각료중에 유럽합중국 주창자인 요시카 피셔 외무장관 같은 인물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독일은 유럽정치통합을 가속화하는 수단으로 유로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과거 독일과 프랑스가 해왔던 EU내 균형을 유지하는 힘든 역할을 떠맡게 됐다.

유로는 2002년까지 비현금거래에 제한적으로 쓰일 뿐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가상의 통화에 불과하지만 각국 정부는 지도자들의 정치적 선전 덕분에 유로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영국국민은 유로가 단기적으로 고용과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들은 또 독일과 프랑스가 추구하는 계량적이면서 강제적인 EU고용협약에 불만을 갖고 있다.

기업세 간접세 직접세를 대폭 올려 EU내 불공정 경쟁을 막자는 것이 독일의 의도. 유로에 참여하지 않은데다 세금이 낮은 영국이 우선적 목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유로랜드가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재정적 융통성이다. 블레어총리는 EU 전체를 세금의 노예로 만들 공동조세정책을 거부하든지 공동조세정책이 유로랜드에만 국한된다고 주장하든지 둘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정리·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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